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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부터 4가지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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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잉글리씨드 작성일17-12-08 13:51 조회16,9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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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부터

4가지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박영아 서산 해미중학교 수석교사

“자유학기제의 기본은 수업방법 개선에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학생중심활동수업과 과정중심평가는 자유학기제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죠. 특히 과정중심평가는 수업과 동시에 이뤄지는데 교사는 아이들 개인별로 수업 과정을 맥락에 따라 서술형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교사에게도 필요한 역량이 있습니다. 저는 교육과정재구성능력, 학생활동중심수업, 과정중심평가, 관찰기록능력 이 4가지를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으로 꼽습니다. 영어교사라면 여기에다 의사소통능력을 기본으로 갖춰야겠죠.”

11월3일 꿈트리가 만난 박영아 해미중학교 교사(51)는 전날 충남지역 교사 180명을 대상으로 열린 2015 교육과정 현장교원 연수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소개했다. 
29년차 영어교사인 박 교사는 2012년부터 6년째 수석교사를 맡고 있다. 수석교사란 교장 교감 등 행정직과 달리 ‘교사들의 교사’역할을 하는 교수직으로 단위학교 수업시수의 50%만 담당한다. 자유학기제에 참가하는 1학년 학생들과는 오전 공통과정 시간에 영어수업으로 만나면서, 교사들에게는 각종 교육정책이나 학교 제반 안내사항을 알려주고 수업에 필요한 각종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해미중학교(충남 서산시)는 2015년부터 자유학기제를 시작해 내년에는 학년제로 확대를 앞두고 있다. 박 교사는 자유학기제로 인해 달라진 점에 대해“교사가 교육과정을 꾸려서 진도를 나가고 평가문항을 제작해서 점수 내는 것은 보통의 학기와 같지만 자유학기제는 이 중에서 지필시험이 없어지는 것이다. 지필시험은 없지만 평가는 이뤄진다. 교사가 수업 중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수행평가를 바탕으로 기록하는 서술형평가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활동중심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수업의 주체가 된다. 스크립트를 짜거나, 토론하고, 산출물을 발표하고, 평가(자기평가, 모둠내 평가, 모둠간 평가)하기까지 여러 가지 과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따라서 교사는 반드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 박 교사가 재구성한 영어 수업의 경우 교과서에서 ‘듣기, 말하기’를 빼고 ‘쓰기, 읽기’위주로 집중한다. 교과서에서 빠진 부분은 EBS 코너 중 교과서 단원과 매칭 되는 부분을 책으로 제본해서 따로 공부하도록 한다. 특히 교육과정을 재구성 할 때 아이들의 진로와 연관되는 방향으로 활동지를 개발한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량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MBC수업’ 즉 입(mouse), 책(book), 분필(chalk)만 갖고 수업했다면 이제는 프로젝트수업이 많아져서 교사의 기획력이 무척 중요합니다. 교육과정재구성능력이 필요한 이유죠. 또 예전에는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잘 배우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시험문제를 잘 내는 수준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아이들의 활동을 잘 관찰할 것인가’, ‘아이를 어떻게 평가해서 잘 기록해줄 것인가’까지 고민해야 됩니다.”
다행히 2015교육과정이 실시되면 수업량이 20% 줄어든다. 과목당 10~12개 과에 종류만 20종이 넘던 교과서는 올부터 8개과, 13종으로 줄었다. 당연히 교사들도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교과 전문성이라는 미명으로 자신의 수업을 터놓지 않았지만 이제는 1년에 1~2번씩 교실 문을 열어서 수업공개를 하고 있다. 교사공동체 활동도 활발하다. 해미중학교에서는 8명의 교사가 수업탐구 교사공동체를 구성해 매달 1번씩 모여서 지정도서를 읽고 독서토론을 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공동체역량 함양을 위한 수업공개주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수업공개를 통해 수업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토론도 이뤄지고 자료도 공유합니다. 수업에 대한 컨설팅은 문제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생각을 공유하는 쪽으로 진행합니다. 교육과정 재구성이 끝나면 주제에 알맞은 수행평가를 같은 학년끼리 나눠서 한다든가 해서 교사의 중복되는 업무부담을 덜 수도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로 인한 해미중학교 아이들의 변화가 궁금했다. 박 교사는 발표력이 크게 향상 된 점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다.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해보는 아이들은 굉장히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모둠을 짜주면 금세 협업에 눈을 뜨게 됩니다. 생각이 깊어지고 발표능력도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는 것을 느낍니다. 주입식 수업이 아니어서 자유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자연스레 창의력도 생깁니다. 오후시간 진로체험을 통해 새롭게 보고 듣는 경험들이 수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자유학기 동안 시험이라는 강력한 드라이브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의 학력손실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해미중학교에서는 따로 장치를 마련했다. 프로젝트수업을 모든 학기 중 진행하되 과목당 2개 이상 할 수 없도록 정한 것이다. 또 자유학기 다음 학기인 2학년 1학기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해 충남지역에서는 2학년2학기까지 연계학기 교재를 개발했다.

“어차피 수업은 자유학기제 형식인 학생활동중심수업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교사가 본질적인 개념에 대해 가르쳐주더라도 다음 단계에서는 아이들 주도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는 2,3학년의 기본적인 수업도 활동수업이 많습니다.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현재의 중학생부터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고 봅니다.”

충남지역은 내년 자유학년제로 확대를 앞두고 있다. 학력손실과 학교별 체험기회의 불균형 문제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질 좋은 프로그램은 이미 선점돼 있고 농어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차별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력풀이 부족한 문제, 학생 수가 많은 학교와 적은 학교에 동일한 예산이 지원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각 시도별로 체험기간을 배정한다든지, 교사 임용과 연관 지어 인턴제를 통해 학교현장에서의 경험을 쌓은 분들을 우대하는 제도가 생긴다면 서로 윈윈이 될 것으로 봅니다.”
 진로란 무엇인가 질문에 박 교사는 중학교에서의 진로는 선택이 아니라 탐색에 초점을 둬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학교 3년 동안 다양한 진로체험을 함으로써 자신이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고 관심이 있는지를 알게끔 많은 기회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학기제는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향해 나가도록 하는 첫 발자국을 제안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공부만 했던 아이들보다 탐색을 많이 했던 아이들은 학과, 직업, 과정, 체험에 대해 보는 눈이 다릅니다. 그렇게 되면 공무원만을 꿈꾸지는 않을 것이다. 학부모들도 이젠 공부만 열심히 해서 스펙을 갖추는 것은 너무 위험한 뜬구름 잡기라는 것을 아셔야 합니다.”

글_ 김은혜  출처_ 꿈트리 Vol.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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